블로그 이미지
하늘멀리높이

카테고리

여행 (46)
SOUTH KOREA (8)
05' 삼천리금수강산 (0)
07' 함께하면즐거운 (0)
08' 써바이써바이 (19)
08' 화려한휴가 (8)
09' 반짝반짝빛나는 (4)
09-10' Mucha SUERTE .. (6)
11' Caliente! (0)
12' 지구한바퀴 (0)
역마살두개 (0)

달력

« » 2025.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매년 연례행사처럼 함께하는 가족 여행..  

이번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갈 지 생각하다가 강원도 영월 가기로 결정했다.
대구의 징글징글한 더위를 피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다양한 관광지도 구경하고,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기에
강원도 영월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 

강원도나 중부내륙지역은 잘 가지 않았던 곳이고 심리적으로도 멀게만 느껴지는 곳들이라서, 강원도 영월에 대해서는 한우가 유명하다는 것 말고는 없었다. 아는 것이 거의 없었기에 더 기대가 되었던 것과 동시에, 늘 하고 싶었던 캠핑을 한다는 사실에 가기 전부터 한 것 들떠있었다.




영월로 가는 길에 잠시 의성의 아빠 농장에 들려 2 3일 동안 먹을 거리들도 장만하고.. 다시 영월로 출발 !!
 

강원도 영월군은 넓은 만큼 볼거리, 할 거리도 풍성하다. 산을 올라도 좋고, 계곡에서 물놀이를 해도 좋고, 천문대에 가서 별을 보거나 다양한 박물관을 취향에 따라 골라 가도 좋다.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은 많고 시간은 충분하지 않아 야영장으로 가기 전에 우리는 몇 군데만 들리기로 했다.




오래 전 TV프로그램에서 한반도 모양을 띄는 지형이 있다는 방송을 본 적이 있다. 마냥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영월에 있다고 하니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지도를 보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지도와 관련된 모든 것은 너무 흥미롭다. 이 한반도 지형도 그저 신기할 따름. 사실 이게 '어떻게 이런 모양이 만들어 졌을까' 도 궁금하지만 이걸 찾아내고, 사람들을 찾아오게 만들었다는 것에 더 신기했다. 또, 마을 이름 자체를 '한반도면'으로 바꾸었다니 영월군의 노력도 대단하다.

 

한반도 지형을 볼려면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필요에 따라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길을 등산로(라 말하지만 산책로에 더 가까운)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 힘들지 않고 한 10여분만 걸어 올라가면 좋은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올라가니 금방이다.  

 



올라 가다 보면 두군데에 전망대가 있는데 조금 더 높은 곳에 있는 곳이 더 선명한 한반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굿!
그리고 마을 쪽에선 한반도 지형 주변을 유람하는 나룻배도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는 청령포에 들어갈 때 배를 탈 예정이라 패스 !





단종의 유배지였다는 청렴포, 조선 제6대 왕인 단종이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상왕으로 있다가, 그 다음해인 1446년 성삼문 등 사육신들의 상왕복위의 움직임이 사전에 누설됨으로써 상왕은 노산군으로 강봉되고 이 후 이 곳으로 유배되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이런 일들을 다 당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도 안된다.



청령포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다. 계속 배가 왔다갔다 거리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리면 금방 탈 수 있다. 청령포는 삼면이 물이고 한쪽 면은 절벽으로 여기에 들어오면 배를 타지 않고서는 나갈 수 없는 마치 섬과 같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청령포는 도시에는 없는 고즈넉함과 한적함이 느껴진다. 나무가 많아서 울창하고 공기도 상쾌하여 왠지 더 머무르고 싶은 곳이었다. 여기서 유유자적 하면서 살아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은 내가 단종의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생각한 것일까.


 



남미 여행을 다녀 온 이후로 미술 작품을 보는 데 취미가 생겼다. 자기네 미술을 자기들 방식으로 잘 발전시키고 있고, 그 곳의 사람들도 미술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생활에 늘 함께 있어 즐기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여행 중에 미술관이 있으면 대부분 관람를 원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랬다.

 

그래서 민화박물관은 꼭 가보고 싶었다. 서양식 방법으로 그린 그림들에 익숙해져 있었던 터라, 전통적인 그림들을 좀 더 보고싶었다. 더군다나 사대부들이 아닌 평범한 백성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고, 또 그 것을 어떻게 그림에 나타냈는지 궁금했다.



조선민화박물관은 이 박물관의 관장님이 민화를 너무 사랑하셔서 직접 다 모우신 것을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정해진 시간마다 민화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도 곁들이고 있어 시간을 맞춰서 가면 참 유용하다. 우리 가족도 마침 시간에 맞추어 가서 그림들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조선시대 민화 3,000여점의 소장품 중 어해도와 화조도, 까치와 호랑이, 구운몽도 등 조선시대 조선시대 백성의 꿈과 사랑이 담긴 대표적인 진본 200여점과 현대 원로 화가의 기증작품 및 전국민화공모전 수상작 등 100여점이 조선시대 고가구 등과 함께 전시되고 있으며. 마침 춘화상설도 특별 전시되고 있었다. 우리나라 춘화 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의 춘화도 함께 전시 중이며 이 전시는 19이상만 관람 가능하다. 입구가 참 들어가기 민망하게 되어있어 들어가는 데 괜히 멈칫하게 된다. 보는 내내 민망해서 얼굴이 후끈후끈. T-T

 

1층에서는 다양한 기념품도 팔고 있고, 다양한 체험도 가능한데, 건우는 부채를 만들기로 했다.

 

 

언니랑 나랑 간섭하다가 혼났다 건우한테 ㅋㅋ 



영월은 예로부터 '한우'로 유명했다. 영월에 온 이상 안 먹고 갈 순 없지!
그래서 첫째날 저녁 메뉴는 '한우'로 택했다 :-)


다하누촌의 한우는 영월주변지역의 농가와 직거래를 체결하여 가격에 거품을 빼서 저렴하고 맛이 있기로 유명하다. 또한 조선민화박물관을 비롯하여 몇 군데의 박물관의 입장권을 제시하면 그에 상응하는 만큼의 소고기를 준다고 하니, 전시도 보고 소고기도 먹는 그야 말로 일석이조 !

여기서 고기를 잔뜩 사들고 드디어 야영장으로 향했다 !



 김삿갓(1807~1863, 김병연)과 김삿갓 계곡

그가 다섯살이 되었을 때 홍경래의 난이 일어났고, 당시 그의 조부 김익순은 선천부사겸 방어사였습니다. 김익순은 홍경래군에게 항복하고 목숨을 구걸하였는데 이듬해 난이 평정된 후 김익순은 처형당하고 그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고,역적의 자손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고향에 살 수 없었던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데리고 영월군 와석리 깊은 산중에 숨어살게 됩니다.

김병연이 20세 되던 해인 1827년 영월 동헌에서 열린 백일장에서 조부의 행적을 모르고 있던 그는 김익순의 죄상을 탄핵하는 글을 지어 장원을 차지하게 되는데, 집에 돌아온 그는 어머니로부터 그동안 숨겨왔던 집안내력을 듣게 되었고 역적의 자손이라는 것과 그 조부를 비판하는 시를 지어 상을 탄 자신을 용서할 수 가 없었습니다. 하늘이 부끄러워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못했던 그는 그길로 집을 나와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삶은 그렇게 가출로 이어져 삿갓 하나 쓰고 전국 방방곳곳을 방랑하다가 향년 57세로 전남 화순군 동북땅에서 객사하여 차남인 익균이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 노루목 양지바른 곳에 그의 외로웠던 육신을 모셨다 합니다.

김삿갓 묘역이 알려지기 전에는 이 계곡을 와석계곡이라 하였고, 이 계곡은 경북 봉화군에서 발원해 충북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를 지나 김삿갓 묘역으로 흘러듭니다. 맑고 풍부한 수량과 깊은 골짜기와 울창한 수림을 가진 산세를 휘감아 돌며 빼어난 경관을 이루며 흐르며 이러한 김삿갓 계곡은 맑고 차가워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고 합니다.

곳곳에 기암괴석과 굽이치는 계류가 속세를 잊게 하여,
김삿갓 계곡에서 김삿갓의 시 한 수를 읊으며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킨다면 그 어떤 운치와도 비견될 수 없습니다.

                                                                                                                                 - 영월 군청 홈페이지 中


우리 가족은 김삿갓 계곡 주변에 있는 싸리골 민박에 자리를 잡았다. 오후 늦게 도착해서 그런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영월에서 유명한 법흥계곡 쪽 보다 사람이 많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김삿갓 계곡 쪽으로 선택했는데 이 곳도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휴가철은 휴가철인가 보다.



싸리골 민박은 취사도 가능하고 샤워시설도 구비되어 있어 지내기에 편리했다. 사방이 산이라 공기도 엄청 맑고 바람도 솔솔 불어 더운 줄 모르고 지냈다. 물론 따뜻한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샤워하는 내내 저절로 춤이 춰지고, 밤에는 벌레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이 것 또한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 싸리골 민박 야영지는 1박에 잔디밭이 없는 곳은 2만원, 있는 곳은 2만 5천원이고 가서 자리를 잡고 있으면 아저씨가 나중에 돈을 받으러 오신다. 전기 사용도 가능하다는데 안써봐서 모르겠다. 그리고 다리를 건너면 작은 편의점이 있어서 캠핑에 필요한 간단한 것들은 살 수 있다. 야영지 뿐만 아니라 민박집도 이용가능!




김삿갓 계곡은 물이 참 맑았다. 별로 깊지도 않아서 아이들이 놀기에도 그렇게 위험하지 않았다. 대신 돌에 긁힐 수도 있으니 발 조심 할 것 ! 다치는 것 모르고 놀았더니 발에 흉터가 ^^;

물에 한번 들어가기가 어렵지, 옷이 다 젖고 나서는 그냥 신~나게 놀았다.
우리가 노는 데 있어 11살과 17살의 나이차이는 항상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듯 하다. ㅎㅎ


넓은 잔디 밭에서 배드민턴도 치고 ~ ( 내가 우리 집에서 제일 못치는 거 같다 T-T )
건우는 그 곳에 있던 아이들이랑 친해져서 축구도 했다. 역시 아이들은 쉽게 친해지는 군 ㅎㅎ




가장 놀랐던 건 건우의 행동이었는데,
집에서도 안하는 설거지를 자기가 척척 맡아서하고
물놀이 후에는 텐트에 들어가서 책도 읽고 무려 자기 전에도 랜턴을 켜놓고 책을 읽어서 우리 가족 모두 깜짝 놀랐다. ㅋㅋ 자주 이렇게 와야겠다.





밤엔 불꽃 놀이도 했다 :-)
어두워지면 할 게 없어서 심심할까봐 걱정했는데, 가족들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시원한 바람을 맡고 있으니 정말 천국에 온 기분이었다. 


이번 영월 여행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보물을 또 발견 한 것 같다. 영월의 산세는 여행 내내 우리가 말했듯이 어딜보나 알프스였다. 알프스에 가게된다면 이렇게 말해야지. '우와 우리나라 영월 같애!' ㅎㅎ  가장 더웠던 때, 이 시원~했던 휴가 덕분에 이번 여름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한가지 더,  이번 휴가 이후에 캠핑에 대해서 무한 관심이 생겼는데, 앞으로 당분간은 캠핑으로만 여행을 다닐 것 같다. 조금 불편하지만 훨-씬 즐겁고 신났다!!!!!!! 어릴 적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요즘은 편한 것만 추구하다보니 이러한 '낭만'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쉽지만,  요즘 다시 캠핑과 관련된 인터넷 동호회도 많이 생기고, 여기저기에 캠핑장도 들어서고 있다고 하니 어서 캠핑장비를 마련해야겠다. ㅋㅋㅋ Bueno, Vamos!!





Posted by 하늘멀리높이
, |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